안녕하세요 🙂 프로불편러입니다. 사람들은 “서유럽 3개국 9박 10일” 여행이란 단어만 들어도 공항에서 대기줄로 시작해 쉼 없이 설렐 거라 상상하는 듯하죠. 하지만, 제 경험상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란 게 늘 존재합니다. 감동, 불편, 뜻밖의 허기, 그리고 그 안에서 스며드는 낯섦. 오늘은 제 방식대로, 약간 냉소적이고 차분한 시선으로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를 봄에 여행한 여정을 풀어내 보려고 해요. “이 나라들을 한 번에 다녀와도 되는 걸까? 속도전에 지치진 않을까?”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이 방대한 여정을 실제로 그려볼 수 있도록 모든 순간을 솔직하게 나열해 볼게요.
처음 일정을 계획할 때부터 현실적 한계와 이상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했답니다. 구글맵 여러 번 돌려보고, 실시간으로 환율 확인하고, 기차 시간표 캡처만 수십장. 이상하게도 어디를 가나 ‘사람’이 너무 많고, 향긋한 바게트나 피자의 고소함보다 피곤이 먼저 밀려오는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여행이라는 게 정말 미묘하죠. 우리가 머릿속에 떠올리는 엽서 같은 풍경 외엔 다 지워질 것 같지만, 지나고 나면 오히려 현지의 애매한 날씨와 거친 골목 모서리, 매 캐리어 질질 끄는 소리, 그런 것들이 더 오래 남는 법이니까요.
물론 꿈처럼 아름다웠던 순간들도 빼놓을 순 없죠. 이번 여정에서는 유럽 봄 특유의 차가운 공기와, 한낮에 짧게 내린 이슬비에 젖은 돌길, 그리고 우연히 들어선 한적한 골목의 카페 같은 것들이 결국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봄 서유럽 3개국을 향해 떠날 분들을 위해 핵심 정보, 현실적 팁, 그리고 시니컬하지만 진심 어린 경험담까지 한 번에 정리해 보겠습니다 ( •̀ ω •́ )✧
파리에서 시작한 이번 여정, 애초에 ‘국가 간 이동’ 자체가 마치 짧은 거리 산책처럼 느껴질 거라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사실은 프랑스 남부에서 스위스, 그리고 이탈리아 북부로 건너가는 여정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이동마다 소매치기 걱정, 눈치 없는 외국인 렌터카 운전자들, 북적거리는 플랫폼에서의 멍한 기다림이 반복되었죠. 왠지 이 장거리 기차 이동이 더 기억에 남는 것도 그 때문일 거예요.

파리의 아침은 생각보다 더 차가웠어요. 포근한 크로아상 한 입을 물었는데, 바삭함보다 손끝에 느껴지는 냉기가 더 선명하더군요. 말 그대로 ‘파리의 낭만’ 이라는 단어에 담긴 이미지와 달리, 아침 7시의 파리 거리는 정말 조용해서 오히려 좀 쓸쓸했습니다. 겨우내 쌓였던 빗물이 아직 채 마르지 않은 돌길, 빵집 문틈으로 스며든 갓 구운 냄새, 벽에 비친 연분홍색 햇살. 물론, 길가 가로수 아래에서 졸고 있는 노숙인들과, 문을 여는 카페 점원들의 건조한 표정이 함께 보였죠. 여행자의 로망과 현실은 늘 반씩입니다.
이른 시간에 길을 나서야만 했던 건 이유가 있었습니다. 파리의 명소들은 정말이지 사람들로 미어터지거든요. 에펠탑이 보이는 샹드마르스 공원은 8시도 되기 전에 의외로 조깅하는 현지인과 이른 관광객들로 북적였어요. 아틀리에에서 일하는 듯한 노년의 프랑스인이 건넨 ‘봉쥬르’는 참 무심했답니다. 기념사진 한 장 찍으려고 부스럭대는 무리에서 살짝 떨어져 혼자 산책을 즐기는 현지인을 따라갔더니, 생각보다 고요한 시네 강변이 드러났어요.
루브르 박물관에 도착했을 땐 이미 소리 없는 경쟁이 시작되어 있더라고요. 이른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입구에 줄이 얼마나 길던지, 여러 번 신경이 곤두섰죠. 소매치기 걱정은 괜한 게 아닌 듯, 주변을 계속 두리번거리게 되더라고요. 박물관 내부로 들어서면 열에 아홉은 가이드 투어 팀에 끼게 됩니다. 모나리자 앞 대기열은 실소가 나올 정도로 길어요. 하지만, 그 소란을 한 발짝 떨어져서 전체 구조를 바라보니, 오히려 ‘사람들의 파도’ 자체가 이 도시에 살아있는 동력 같았어요. 확실히, 이곳은 사람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주인공이구나, 느꼈답니다.
개인적으로 ‘루브르 박물관’ 근처 리볼리 거리 구석, 관광 안내 표지판 옆에서 마셨던 에스프레소 한 잔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아요. 어딘가 다정한 듯 무심한 프랑스 현지는, 낯선 이를 위한 친절함과 시니컬함이 묘하게 뒤섞여 있습니다. 물론 크루아상, 마카롱 그리고 두세 군데 맛집에서의 식사는 ‘여행지에서 먹는 음식’ 특유의 과장된 감동이 따라붙긴 했지만, 여전히 파리 미각의 핵심은 그 오랜 간결함에 있더라고요.
다음 목적지는 파리 외곽, 베르사유 궁전이었죠. 지하철과 RER, 그리고 긴 도보, 수많은 관광객 대열을 뚫고 도착한 그곳에서 화려한 분수쇼나 거대한 정원보다는, 대리석 바닥 위를 천천히 걷는 감각, 건물에서 밀려나오는 이른 시각의 찬 공기가 오히려 정직하게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대륙 횡단이 시작됩니다. 프랑스를 벗어나 스위스로 넘어갈 때, TGV 고속열차는 생각보다 덜 우아했어요. 창밖에 펼쳐지는 프랑스 시골 마을의 초록 들판이 몽환적으로 펼쳐졌지만, 좌석에서 느껴지는 영국식 무관심, 아침 햇살보다는 옆자리 승객의 졸린 눈동자와 맞부딪힌 의외의 현실. 역시 유럽 여행은 기차에서 출발한다고들 하죠. 창밖 풍경에 취해 있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나라에 도착합니다.
스위스 루체른에서의 첫날 아침, 그 투명한 공기와 현지 길고양이 한 마리가 선사한 느긋함은 중세 시대 구도시 특유의 정서 때문이었을지도 몰라요. 분주한 골목길을 걷다가 문득, 리기산을 향해 오르는 산악열차 소리가 들려옵니다. 습관처럼 몸을 단단히 움츠리고 있었는데, 산 아래에서 스며드는 봄 햇살에 어깨가 슬며시 풀리더라고요. 스위스의 풍경은 정교하게 잘 다듬어진 잔디밭보다 자연 그대로의 돌길과, 그 위를 유유자적 걷는 사람들로 완성됩니다.
조용한 루체른 호수풍광을 기대했는데,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잔잔한 물 위로 굉음처럼 지나가는 단체 관광객의 목소리, 청명한 하늘 아래서 서성이던 갈매기, 그리고 한적한 리기산 기슭의 산책로에서 마주친, 아주 평온한 산장과 삐걱이는 나무 의자. 이런 소소한 불편, 오히려 덕분에 잊지 못하는 순간이 만들어집니다.

스위스하면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그 유명한 치즈 퐁듀와 라클렛이죠. 사실, 살짝은 기대를 내려놓고 먹는 게 좋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과 다르게 이 지역 특유의 느린 식사 템포와 따뜻한 치즈의 묵직함은 느지막한 점심에나 어울리거든요. 맛은 익숙하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낯섭니다. 퐁듀 냄비 가운데 들고앉아, 타국인의 어설픈 젓가락질을 스치며 도시락 싸온 것마냥 돌려가며 푹푹 찍어먹는 그 시간. 관광객이 아닌, 느릿한 여행자가 되어 보는 순간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강렬했던 기억은 인터라켄에서의 하루. 융프라우 철도는 생각보다 모험적이지 않았고, 관광객을 상대로 돈이 참 잘 벌릴 법한 구조라는 게 흥미로웠어요. 하지만, 청명한 하늘과 알프스의 남은 눈더미, 기찻길 옆으로 펼쳐진 산책로를 걷다 보니 굳이 무리해가며 꼭대기까지 오를 필요가 있었을까, 그런 사색에 빠지게 되더라고요. 열차에 올라, 옅은 커피 향과 함께 천장을 스치는 햇살을 바라보다 잠이 들었는데, 그 단 몇 분의 선잠이 오히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깊은 명상이 되었답니다.
융프라우 전망대에 오르면 구름보다 더 멀리 내려다보이는 그 고요함. 말로 다 담기 어렵긴 한데, ‘이게 정말 여행의 끝인가’ 싶은 묘한 허무함도 함께 밀려옵니다. 강렬한 햇볕이 쏟아진 틈 사이로 봄철 서늘한 바람이 살랑이며, 트레이너로서 운동에 과한 집착을 잠시 내려놓고, 그냥 눈앞 풍경과 호흡을 맞춰본 하루였어요.
스위스를 떠나는 저녁. 한차례 내리던 기차역 주변 오후 비. 우산을 들고 사람들이 분주이 오가는 모습이, 마치 오래된 영화 속 한 장면 같았죠. 이렇게 자그마한 불편과 우연한 빗방울이, 스릴 넘치는 하루 만 산책보다 더 오래 남아요. 어찌 보면, 여행의 본질은 우아하게 짜인 동선이나 완벽한 현지 체험 따위가 아니라, 스스로 반복하는 불편과 어색함일지 모릅니다.
이틀 밤을 스위스에서 보내고, 다시 이탈리아로 향했어요. 남쪽으로 기차를 타고 내려가면 특유의 활력을 가진 공기가 감돌죠. 밀라노의 광장은 화려하지만, 늘 정돈된 긴장감이 흐릅니다. 이탈리아 북부 특유의 정제된 도심, 그리고 그 곁을 스며드는 서늘한 바람, 지하철 입구에서 줄을 서는 현지인들 속에 섞여 있다 보면 웬일인지 홈리스가 많은 구역에서 잠깐 신경이 곤두서기도 하더라고요.
피렌체는 한마디로 중세의 숨결이 남아 있는 거리라 해야 할까요. 두오모 대성당 앞에서 인간 군상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고고한 척 위풍당당 선풍기를 돌리는 한 여름의 예배당 같기도 하고요. 실제로 피렌체에서는 유명 미술관 예약에 실패해서, 그냥 골목길을 쏘다니며 석양이 비치는 돌담을 감상한 시간이 더 특별했어요. 여행 초반의 달뜬 감정이 조금씩 가라앉을 때쯤, 현지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홀짝이던 기억이 더 오래 선명하게 남았더라고요. 사람들이 한껏 떠들지만, 그 현지의 소음조차 음악처럼 느껴져서 이상하게 위로가 되는 풍경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도달한 베네치아. 수변 도시의 아련한 분위기를 상상했지만, 사실은 철저히 관리되고, 뿌연 오후 빛과 함께 언제나 어슬렁거리는 갈매기 떼, 그리고 아무 이유 없이 두서없이 울려퍼지는 종소리,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다리 위에서 만난, 현지인이 아니라 잠시 머물렀던 여행자의 무심한 시선이었어요. 곤돌라 투어에 얽힌 수많은 후기가 넘쳐나길래, 저 역시 줄을 서서 표를 샀습니다. 솔직히 기대가 큰만큼, 현실의 곤돌라는 둥실둥실 부서지는 물결과 함께 덤덤히 흔들릴 뿐, 대부분은 사진 찍기에 정신이 팔려 곤돌리에의 노래가 아예 들리지 않아요. 국제적인 관광 쇼처럼 흘러가던 그 순간, 듣기 좋은 세레나데보다 자그마한 노을에 물든 운하 뒷골목이 더 특별하더군요.
여행 막바지에 이르러 생각이 많아지죠. 봄 이탈리아는 바람이 차가우면서도 햇살이 길어요. 소렌토 해안가의 조용한 아침, 노을 진 나폴리 시내의 분주히 오가는 오토바이 소리, 해거름 무렵 폼페이 유적지의 적막한 유적 앞에 서 있을 때. 사방에서 웅성거리는 인파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피곤을 안고서도, 이런 장면들은 평생 가슴에 남게 마련입니다.
특히, 소렌토의 해변가를 따라 허겁지겁 걷다가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얻어 먹은 해산물 파스타의 짠맛, 너무 강렬해서 한동안 까먹지 못하겠더라고요. 현지인에게 익숙한 맛일 테지만, 저로선 그 적당한 친절과 무뚝뚝한 서비스의 조합 자체가 ‘이탈리아 여행’의 맛처럼 느껴졌답니다.
밀라노에서의 마지막 밤, 대성당 앞 광장을 서성이다 숙소 근처 포장마차에서 먹은 젤라토. 한 손으론 캐리어 손잡이를 잡고, 다른 손으론 흘러내리는 젤라토를 닦아내느라 애썼어요. 길 건너 트램이 지나갈 때, 그 청명한 종소리가 피곤도, 아쉬움도 싹 끊어내듯 스쳐가더군요. 그 순간 ‘떠남’과 ‘돌아옴’ 사이에, 여행이란 결국 가장 피상적인 기억과 진짜 소중한 감각 사이를 오가며 생성되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 사이사이, 예상치 못했던 소매치기 위기, 좁은 지하철 통로에서의 신경전, 숙소 체크인 문제 등등 이런 소소한 불편들은 시니컬하게 받아들이면 덜 스트레스받고 그냥 ‘현지 로컬 경험’이 되더라고요. 세 나라 모두를 짧은 10일 동안 돌아보기란 마치 한 편의 장편영화를 2배속 재생으로 보는 느낌! 하지만 피할 수 없는 부대낌, 좌충우돌 속에서 툭툭 묻어나오는 진짜 여행의 맛도 그만큼 진하게 남았습니다.
결국 여행이란, 정해진 루트와 명소만이 핵심이 아니라 매 순간 부딪히는 크고 작은 불편과 우연, 그리고 그 사이에서 스치는 현지의 아름다움이 복합적으로 혼재된, 예측할 수 없는 감정의 흐름 그 자체인 듯해요. 그래서 다녀온 뒤에야 비로소, 모든 헬스장 루틴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특별한 “휴식”이 찾아오게 되죠 ㅎㅎ 물론, 운동은 여행보다 훨씬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늘 조금은 아쉽기도 합니다만.
여행 끝에 돌아오는 길,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서 마주한 지루한 출국 심사와 북적이는 대합실, 이마에 흐르는 땀, 텅 빈 지갑, 쿵쿵대는 심장 소리. 그 모두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더라고요. 그렇게 9박 10일, 서유럽 3개국에서 보내는 봄날은 어느새 먼 기억 속 감정의 레이어로 차곡차곡 쌓여만 갑니다. 현실과 인정, 감동과 아쉬움, 그 모든 것을 곱씹는 여행, 이곳에 기록해 둡니다.
혹시 서유럽 3개국을 계획하며 현실적인 조언이 필요하다면, 아래 정리한 팁을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 궁금한 점은 언제든 댓글로 남겨주세요. 여행이라는 낯선 일상이 모두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길 바라며, 다음에 더 섬세한 여행기로 돌아오겠습니다.
💡 여행 팁 정리
- 여권, 카드, 현금은 따로 보관: 주요 도시에서 소매치기가 빈번하니 귀찮아도 분산해서 챙기는 게 안전합니다.
- 기차와 박물관 티켓 사전 예약: 인기 명소는 현지에서 줄 서기보다 온라인 미리 예약이 정신 건강에 좋답니다.
- 여행자 보험 필수: 사소한 병원 진료부터 소지품 분실까지, 실제로 보험 적용받는 일이 생길 수 있어요.
- 현지 대중교통 앱 활용: 구글맵이 생각보다 오차가 크니, 각 나라별 공식 앱을 함께 쓰면 이동 스트레스가 줄어들어요.
- 봄철 날씨 변화에 대비한 옷차림: 아침저녁은 춥고, 낮엔 볕이 강하니 얇은 겉옷과 우산 하나 챙기면 좋습니다.
- 맛집 추천 리스트 대입보다 현지 분위기 중시: 지나치게 SNS 맛집만 고집하지 말고, 골목길 작은 카페나 식당도 시도해 보세요.
- 숙소 체크인/아웃 시 자투리 시간 활용법: 락커나 코인 로커, 주변 카페 미리 찾아두면 짧은 시간도 알차게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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